뿌리 없는 나무가 없다 했으니 누구나 자기 조상이 있으며, 더구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여 조상을 숭배하고, 가문을 중요시하여 왔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서구문물(西歐文物)의 유입과정에서 이러한 전통문화가 많이 훼손된 면이 없지 않으나 이즈음 우리의 전통예절이나 뿌리 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자기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족보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족보라고 하면 흔히 한.중.일(韓.中.日)이나 동양의 일부 국가에만 있는 것으로 알기 쉬우나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의 족보가 가장 발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미국의 족보전문 도서관에는 하루에 수백 명의 열람자가 도서관에 모이고 있으며, 하버드 대학에서는 한국의 족보제도를 연구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각 성씨의 족보를 모두 필름으로 촬영해 간 바 있다.

📖 족보에서 자기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1. 당연한 얘기지만 우선 족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간혹 종손(宗孫)이 아니거나 종손이라도 족보가 없는 집이 있는데, 그러한 경우 낙담하지 말고 국립중앙도서관에 가면 그곳에는 우리나라 각 성씨의 족보가 구비되어 있다. 그곳에서 자기 성씨(姓氏)의 본관(本貫) 족보를 찾아보면 된다. 간혹 자기의 시조나 파(派)를 모르는 사람은 있으나 거의 다 본관(本貫)은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 본관도 모른다면 본인의 제적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보면 알 수 있다.

  2. 족보가 준비되었으면, 자기가 어느 파(派)에 속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만일 파(派)를 알지 못할 경우에는 조상이 어느 지역에서 살았고, 그 지방에 어떤 파(派)가 살았던 가를 확인해야 한다. 파(派)의 명칭은 흔히 파조(派祖)의 관작명(官爵名)이나 시호 또는 아호(雅號)와 세거지명(世居地名) 등을 따서 붙인다. 이러한 점을 참고하여 본인의 파(派)를 알아야 한다.

    그래도 파(派)를 모를 때는 부득이 씨족 전체가 수록되어 있는 대동보(大同譜)를 일일이 찾아 확인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우선 자기의 가까운 친인척이나 아버지, 할아버지의 고향을 찾아다니다 보면 그중 누군가는 파(派)를 알고 있을 것이다. 자기의 친인척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본인의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본인과 가까운 관계가 되는 사람들을 확인하여 그 사람들의 제적등본을 계속 발급받아 추적해 나가면 된다.

    또한 종친회를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조상을 찾겠다는 데 하늘인들 돕지 않을 것인가?

  3. 자기의 파(派)를 알았으면 이제 족보에서 자기의 파(派)가 나와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방대한 양의 족보에서 자기가 속한 파(派)를 쉽게 찾기 위해서는 족보의 앞부분에 있는 세계도(世系圖)를 보아야 한다. 세계도란 시조로부터 분파된 계열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도표로 파계도, 세계도표, 상계도라고도 하며, 대략 분파(分派) 계도를 그려놓고 무슨 파(派)는 몇 권(卷) 몇 면(面)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4. 세계도에서 자기의 파(派)가 몇 권(卷) 몇 면(面)에 실려있는지를 알아내어 해당 면(面, 쪽, PAGE)을 찾았으면 이번엔 자기의 세수(世數)를 알아야 한다. 세(世)와 대(代)에 대해서는 이곳에 자세한 설명이 있다.

    족보는 횡으로 단을 갈라서 같은 세대에 속하는 혈손을 같은 단에 횡으로 배열하였으므로 자기 세의 단만 보면 된다. 만일 세수를 모르면 항렬자로 세수를 헤아려야 한다.

  5. 세수(世數)까지 알았으면 끝으로 항렬자를 알아야 하고 족보에 기록된 이름을 알아야 한다. 간혹 집에서 부르는 이름에 항렬자를 넣지 않았더라도 족보에 실을 때는 항렬자를 넣은 이름을 실었으니 족보에 실린 이름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항렬자를 따르지 않고 집에서 부르는 이름 그대로 실린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기 세(世)의 단(段)을 차례로 차근차근 짚어 나가다 보면 자기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만일 자기의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꼭 자기의 이름만 갖고 찾을 것이 아니라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이름으로도 찾아볼 일이다.

📖 족보를 보는 방법<출처:http://yeongyangkim.com/>

족보를 보면 序文(서문=머리말)이 나오는데, 이는 자랑스러운 가문과 조상의 숭고한 정신을 고취시키고 족보 간행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글이며, 족보의 이름은 OO譜(예를 들어 庚午譜=경오보)라 하여 족보 간행 년도의 간지를 따 족보의 명칭으로 삼는다.

본문에는 始祖(시조)와 鼻祖(비조)로부터 시작하여 가로 1칸을 같은 代(대)로 하여 보통 6칸으로 되어 있는데, 기록내용을 보면 처음에 이름자가 나오고 字(자)와 號(호)가 있으면 기록한다. 이어서 출생과 사망연도가 표시된다. 20세 이전에 사망하면 夭折(요절)이란 뜻의 早夭(조요)라 표시하고 70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면 享年(향년), 70세가 넘어 사망하면 壽(수)라 하고 旁書欄(방서란)에 기록한다.

諡號(시호=사후 나라에서 내린 이름)와 官職(관직)이 있으면 기록되고 妃匹(비필)이라 하여 배우자를 표시하는데 보통 配(배)자 만을 기록하며 배우자의 본관성씨와 그 아버지의 이름자와 관직이 기록된다.

또한 묘소가 기록되는데 소재지와 方位(방위) 그리고 石物(석물) 등을 표시하며, 합장 여부 등도 기록하는 것이 보통이다.

더러 出后·出繼(출후·출계)라 하는 것은 다른 집으로 養子(양자)를 간 경우이고, 양자로 들어온 사람은 繼子(계자) 또는 系子(계자)라 기록되며, 서얼(庶蘖)로 入嫡(입적)되었을 경우에는 承嫡(승적)이라고 표시한다.

옛날에는 女息(여식,딸)의 이름은 족보에 기록하지 않고 대신 지아비의 성명을 원용하고 지아비의 본관성씨와 자식들의 이름만 족보에 올랐으나, 요즘 들어 딸의 이름과 생년월일, 지아비, 자식들까지 올리는 족보가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