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절 옛 가례의 작명절차
옛 가례에 유사즉고 (有事則告, 집안에 통상적 생활 의외의 일이 있으면 조상에게 아뢴다)"아이를 낳았아옵니다. 이름은 무엇이옵니다 (生子名某)"고 아뢴다고 한다.
아이를 낳은 지 3달이 되는 그믐에 날을 골라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아버지에게 뵙게 하고,아버지는 아이의 오른 손을 잡고 큰 소리로 이름을 지어 부른다.여기에서 아버지는 손자에 있어서는 할아버지께 뵙고 할아버지 또한 이름을 짓는데 방법은아이가 아버지에게 뵙는 것과 같다.
◆ 제 2절 작명례의 목적
작명례는 그 이름을 무겁게 여기고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람의 육신은 유한(有限)하지만 그 이름은 영원한 것이다.때문에 사람은 자랑스러운 이름을 영원히 남기고자 삶을 조심하는 것이고, 남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 이름을 지어서 부여할 때도 일정한 의식을 갖추어,부모는 그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기로 다짐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명례는 이름의 글자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이름 붙여 주는 절차를 엄숙·경건하게 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 제 3절 우리 나라 성명(姓名)의 특수성
우리 나라는 대개 성과 이름으로 성명이 지어지는데 성(姓)은 아버지의 성을 따르므로따로지을 필요가 없으나 이름은 사람마다 다르게 짓는다.그 이름도 대개 2자로 되는데 그 중의 1자는 성씨에 따라 정해진 항렬(行列)자를 따르므로그 사람의 고유적인 이름은 1자이다. 성씨에 따라서는 1자로 이름을 짓는데그 경우도 글자의 구성상 같은 글자로 된 변을 쓰게 된다.그 같은 변이 항렬자가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는 항렬자를 쓰는 것이 그 뿌리를 밝히는 것이 된다.항렬자를 이름에 쓰는 것이 우리 나라 이름의 특수한 부분이다.
항렬자(行列字)의 중요성
항렬은 같은 씨족간의 소목(昭穆), 즉 세대(世代)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숙명적인 천륜이라 하겠다.그러므로 항렬자로 세대를 구분하여 할아버지와 같은 세대는 조항(祖行)이라 하고,아버지와 같은 세대는 숙항(叔行), 자기와 같은 세대는 동항(同行) 아들의 세대는 질항(姪行),손자의 세대는 손항(孫行)이라 한다.
◆ 제 4절 이름의 종류
우리 나라는 여러 가지의 이름이 쓰여지고 있다. 그이유는 이름을 중요시 해서이다.그것을 어릴 때부터 죽은 후까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아명(兒名)
어린아이의 이름이다.상류층, 즉 양반 사회에서는 성년례를 하고 자(字)를 지어 부르게 될 때까지 부르는 게 일반적이고,서민층에서는 천하게 불러야 오래 산다는 습속이 있어 '개똥' '돼지'등으로 부르기로 했다.
여자의 경우는 어릴 때는 이름이 없이 '아기'로 부르다가 '아가씨''작은아씨(召史)'등으로 나이에 따라 높여 부르고,혼인을 하면 시댁의 성을 붙여 '박실(朴室)', '김집'등으로 부르며,남편의 벼슬이 높아지면 '숙부인(淑夫人)' '정경부인(貞敬夫人)'등으로 작호를 부르기 때문에 평생 이름이 없기도 했다.
2. 관명(官名, 족보명(族譜名),호적명(戶籍名))
관명은 공식명이이다. 요사이는 호적에 출생신고를 할 때에 짓기 때문에 호적명이라 하고,옛날에는 족보에 올리기 때문에 족보명이라고 하기도 했다.이것을 공식명이라 하는 까닭은 사회활동이나 학적부, 이력서등에 자기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쓰이기 때문이다.항렬자를 넣어 이름을 짓는 것도 이 관명의 경우이다.현대 이름이라 말하는 것은 이 관명을 말함이고, 여기에서 서술하는 작명례도 관명을 지어 주는 의식이다.
3. 자 (字)
자는 성년례(冠禮)를 할 때에 관자(冠字)라 해서 지어주는 별명이다.공식적인 관명을 존중하기 위해서 어른이나 친구들이 부르게 된다.